[마켓인사이트]로젠택배 매각, UPS 인수 포기로 최종 무산

입력 2016-06-27 17:59  

이 기사는 06월27일(13:3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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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매물로 나온 국내 4위 택배업체 로젠택배의 매각이 미국 UPS의 인수 불참 결정으로 최종 무산됐다. 매각 측은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성사되더라도 매각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의 최종 인수 후보인 미국 UPS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UPS는 이르면 이날 중 매각 측인 베어링PEA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UPS는 이달 초중순께 실사를 마쳤으나 본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 결정을 보류해 와 매각 작업이 지연돼 왔다. 앞서 UPS와 함게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됐던 DHL,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보다 앞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현재 남은 인수 후보는 하나도 없는 셈이 됐다.

매각이 무산된 것은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큰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베어링은 당초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000억원 안팎에 매각하기를 희망했으나 인수 후보들은 3000억원 안팎을 원해 시각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UPS 입장에서는 로젠택배가 해외에서 생소한 에이전트(agent) 모델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이 모델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 및 문의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로젠택배는 타 택배 물류 회사들과 달리 에이전트(대리점) 방식의 '에셋 라이트(Asset-light: 보유자산이 적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왔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 사업자의 연합체에 가까운 모델로, 각 에이전트 별로 지역별 고객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본사 입장에서는 자산과 설비 투자 등을 최소화해 초기 투자금을 최소화할 수 있어 그동안 매각 측이 주요 강점으로 내세운 부분이다. 그러나 인수 후보들의 판단은 달랐다. 각 에이전트 별로 네트워크와 배송 시스템을 따로 관리하는 구조여서 일관적인 서비스가 어렵고 대형 고객(화주)을 유치하기 쉽지 않아 지속 가능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것이다.

앞서 인수한 KGB택배와의 통합 문제도 매각 결렬의 한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어링PEA는 로젠택배를 인수한 뒤 KGB택배까지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여서 안정적인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기에는 이르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특히 KGB택배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와 부채가 각각 3억원, 255억원으로 자본 잠식에 빠진 상태여서 로젠택배도 덩달아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어링PE는 매각 무산을 대비해 다른 FI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가 쇼트리스트에서 제외됐던 CVC캐피탈 등은 아직까지 인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측은 만약 입찰을 원하는 후보가 있으면 내달 중 따로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당초 매각이 이미 한 차례 결렬된데다 매물로서의 약점도 일부 노출된 만큼 당초 예상한 가격을 받기는 어렵지 않냐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수 의향을 갖고 있는 후보들도 2000억원대 중반 정도 가격을 희망하고 있어 매각 측과 눈 높이 차이는 클 것"이라며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결국 다른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베어링은 로젠택배에 대해 기업공개(IPO)를 하거나 기업 가치를 더 올린 뒤 1~2년 뒤 다시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베어링은 2013년 로젠택배 지분 100%를 1580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513억원에 영업이익 258억원을 기록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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